조선 힙스터 채용신의 비즈니스: "어명이오? 아니, 이번엔 커미션(외주)입니다만?"
어이쿠, ‘조선 시대 초상화의 일인자’이자 ‘디테일의 장인’ 채용신 영감님이 그린 <화조도 10곡 병풍>을 마주하셨군요! 보통 채용신 하면 고종 황제 어진이나 최익현 초상화 같은 무겁고 진지한 그림만 떠올리는데, 이런 말랑말랑한 꽃과 새 그림도 그리셨다는 사실, 짜릿하지 않나요?
민화를 사랑하시는 선생님의 안목에 맞춰, 마치 채용신 영감님이 무덤을 박차고 나와 "사실 내가 말이지~"

조선 어진 화백 채용신의 비즈니스: "어명이오? 아니, 이번엔 커미션(외주)입니다만?"
"다들 나를 ‘임금님 얼굴 그리던 엄근진(엄격·근엄·진지) 화가’로만 알더라고? 섭섭하게 왜들 이래. 나 조선의 ‘K-일러스트레이터’ 채용신이야. 나라가 어지러워져서 관직 내려놓고 야인(野人)으로 살 때, 먹고살려고 주문 제작(커미션) 좀 받았지. 그게 바로 이 10폭짜리 화조도 병풍이라네!"
"비단만 고집하면 굶어 죽소!"


보통 ‘높으신 분들’ 그림은 비단에 그리지만, 이 그림의 재질은 무려 ‘면(무명)’이라네. 왜냐고? 20세기 초 당시 면직물이 대량생산되면서 민간에서 아주 핫한 캔버스가 되었거든. 비단보다 질기고, 물감도 짱짱하게 잘 먹고, 무엇보다 ‘가성비’가 끝내줬지! 양반들 체면 차리느라 비단 타령할 때, 나 채용신은 트렌디하고 실용적인 ‘면’을 택한 걸세. 이게 바로 현대의 '스트리트 아트' 정신 아니겠나?


세로 189.5cm의 위엄: "이거 층고 낮은 아파트엔 안 들어간다?"


크기를 보시게. 세로가 거의 190cm야. 요즘 아이돌 배구선수만 한 높이지. 이걸 10폭이나 이어 붙였으니 거실에 펼쳐두면 그야말로 ‘조선판 아이맥스(IMAX) 영화관’이 따로 없다네. 주문하신 고객님이 "영감님, 우리 집 안방이 좀 휑한데 기가 막히게 화려한 ‘대형 스크린’ 하나 놔주쇼" 하길래, 내 영혼과 손목 터널 증후군을 맞바꿔가며 꽉 채워 드렸지.
"새들과 꽃들의 대환장 파티"


내가 또 한 ‘극사실주의’ 하잖아? 주인공인 새들의 깃털 하나하나를 거의 모내기하듯이 한 땀 한 땀 심었네. 꽃들은 또 얼마나 탱글탱글하게요? 근데 웃긴 건, 이 새들의 표정이라네. 가만히 들여다보게나. 어떤 녀석은 연애질하느라 눈이 멀었고, 어떤 녀석은 "아, 오늘 저녁 뭐 먹지?" 하는 멍 때리는 표정일세. 옛날 사람들도 이거 보면서 "어머, 저 새 표정 좀 봐, 완전 옆집 마당쇠 같네!" 하면서 깔깔 웃으라고 일부러 유머 코드 한 스푼, 아니 한 바가지 넣은 거지.


이 그림의 진짜 목적: "부자 되세요! 오래 사세요! 다 잘될 겁니다!"
민화의 본질이 뭔가? 바로 '기복(복을 바람)' 아니겠나.
모란을 보면 "돈 많이 버세요(부귀)"
새 한 쌍을 보면 "지독하게 사랑하세요(부부화합)"
바위와 소나무를 보면 "벽에 똥칠할 때까지 건강하세요(장수)"
한마디로 이 10폭짜리 병풍은 당시 조선 사람들을 위한 ‘종합 선물 세트형 굿즈’이자, 시각적인 팝아트였던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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