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나비 덕후 등장! 닭도 놀라고 토끼도 당황한 송석 이교익 이야기"
"조선 최고의 나비 덕후 등장! 닭도 놀라고 토끼도 당황한 송석 이교익 이야기"


조선 화단에 이상한 사람이 나타났다
조선 후기 어느 날.
화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김홍도 선생은 사람을 참 재미있게 그리신다니까."
"정선 선생 산수화는 역시 최고지."
"신윤복 선생은 인물 표현이 아주 기가 막혀."
그런데 저 멀리서 한 사람이 조용히 나타났다.
바로 송석 이교익.
화원들이 물었다.
"송석 선생은 무엇을 제일 잘 그리십니까?"
잠시 침묵.
그리고 돌아온 대답.
"나비요."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다.
"아니… 호랑이도 아니고?"
"용도 아니고?"
"독수리도 아니고?"
"나비요?"
이교익은 태연하게 말했다.
"예. 나비."
"나비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아십니까?"
그러자 지나가던 나비 한 마리가 외쳤다.
"인정!"


조선 최고의 나비 전문가
『근역서화징』에도 기록이 남아 있다.
"이교익은 산수화를 잘 그렸으며 특히 나비 그림이 뛰어났다."
이쯤 되면 조선시대 곤충계의 아이돌이었다.
오늘날 태어났다면 유튜브 채널 이름은 아마 이랬을 것이다.
《송석TV》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나비 날개 무늬를 세밀하게 그리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구독자.
"선생님, 호랑이는 안 그리시나요?"
"안 그립니다."
"독수리는요?"
"관심 없습니다."
"용은요?"
"날개가 있지만 나비가 더 좋습니다."
나비들 사이에서는 이미 슈퍼스타였을지도 모른다.
"꺄악! 송석 선생님이다!"
"내 날개를 저렇게 예쁘게 그려주셨어!"

닭 그림을 본 진짜 닭의 반응
이교익 화첩을 보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녀석이 있다.
바로 닭이다.
그런데 이 닭.
표정이 심상치 않다.
마치 온 동네 대장을 맡고 있는 것 같은 눈빛이다.
"꼬끼오!"
"다들 일어나시오!"
"오늘도 내가 조선을 깨운다!"
꼬리를 치켜세운 모습은 마치 패션 모델이다.
깃털은 윤기가 흐르고.
걸음걸이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만약 진짜 닭이 그림을 본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이쿠!"
"화가 양반!"
"실물보다 더 잘생기게 그리시면 어떡합니까?"
옆에 있던 암탉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어머!"
"저 수탉 누구야?"
"그림 속인데 왜 이렇게 멋있어?"
수탉은 괜히 헛기침만 한다.
"꼬… 꼬끼오."

토끼마저 깜짝 놀란 그림 실력
토끼 그림은 더 심각하다.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모습이 너무 사실적이다.
당근만 갖다 놓으면 금방 뛰어나갈 것 같다.
어느 날 토끼 가족들이 그림을 구경하러 왔다.
아기 토끼가 말했다.
"엄마!"
"저기 삼촌 있어!"
엄마 토끼.
"얘야."
"삼촌 아니란다."
"그림이란다."
아기 토끼.
"거짓말!"
"귀가 똑같잖아!"
옆에 있던 삼촌 토끼는 괜히 민망해졌다.
"내가 저렇게 귀가 컸나…."


붓인지 현미경인지 헷갈릴 정도
이교익 그림을 보면 가장 신기한 점이 있다.
도대체 얼마나 자세히 본 것일까?
털 한 올.
꽃잎 하나.
벌레의 더듬이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표현했다.
보다 보면 의심이 든다.
"혹시 붓 대신 확대경을 사용한 거 아닐까?"
심지어 벌레들도 수군거렸을 것이다.
"야."
"숨지 마."
"송석 선생님 눈은 못 속여."
"다 그려진다."


화려한 색채에 벌들도 감탄하다
꽃 그림도 그냥 꽃이 아니다.
붉은색은 붉은색대로 화려하고.
푸른색은 푸른색대로 시원하다.
먹의 농담은 또 얼마나 절묘한지.
진한 먹과 연한 먹이 서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어울린다.
이를 본 벌들이 감탄했다.
"와~"
"우리가 매일 출근하는 꽃밭보다 더 예쁜데?"
한 벌이 말했다.
"오늘은 꿀 안 따고 그림 속으로 이사 갈까?"

사실 조선 시대의 숨은 육각형 화가였다
산수화도 잘 그리고.
꽃도 잘 그리고.
새도 잘 그리고.
벌레도 잘 그리고.
짐승도 잘 그리고.
풍속화까지 그렸다.
요즘으로 치면 못 하는 게 없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런데도 유명세는 김홍도, 신윤복, 정선에게 가려졌다.
마치 예능이면 예능.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 잘하는데 상복이 없는 연예인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림을 보고 있으면 알게 된다.
"아!"
"이 사람 진짜 실력자구나!"


송석 이교익 · 조선 화조화 · 조선 후기 화가
저는 이교익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자꾸 웃음이 난다.
왜냐하면 그림 속 닭은 너무 당당하고,
토끼는 너무 귀엽고,
나비는 너무 화려하며,
꽃과 벌레들마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송석 이교익은 붓으로 그림만 그린 것이 아니라,
작은 생명들에게 유쾌한 성격까지 함께 그려 넣었던 화가가 아니었을까.
200년이 지난 지금도.
닭은 여전히 꼬끼오를 외치고,
토끼는 귀를 쫑긋 세우고,
나비는 꽃 위를 날아다닌다.
그리고 어디선가 송석 선생은 웃으며 말할지도 모른다.
"호랑이보다 나비가 더 어렵다니까요."
그러자 나비들이 일제히 외친다.
"선생님 최고!"
그리고 닭이 한마디 덧붙인다.
"꼬끼오!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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