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계의 BTS? 엄치욱이 만들어낸 전설의 돌/산속 바위들이 질투한 그림, 묘길상의 비밀
"바위 하나 그렸는데 조선 화단이 술렁였다!" 엄치욱의 《묘길상》, 알고 보니 돌계의 전설이었다?

묘길상 · 엄치욱 · 조선 화첩
김홍도 화풍 · 속필 · 바위그림
조선 어느 날.
화원들이 모여 그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김홍도 선생님 그림은 역시 최고야."
"신윤복 선생님의 인물화는 정말 예술이지."
"정선 선생 산수화는 말해 뭐 해."
그런데 구석에서 조용히 붓을 들고 있던 한 사람이 입을 열었다.
"저는 바위를 그리겠습니다."
순간 정적."..." "뭐라고?"
"바위?" "호랑이도 아니고?"
"용도 아니고?" "미녀도 아니고?" "바위?"
그가 바로 엄치 욱이었다.

옆에 있던 화원이 물었다.
"아니, 선생." "세상에 그릴 게 얼마나 많은데 하필 바위입니까?"
엄치욱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왜요?"
"바위도 주인공 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산속에 있던 바위들이 서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야!" "우리 시대가 왔다!" "드디어 돌도 연예인 되는 거냐?"
《묘길상》의 주인공은 사람도 아니다.
호랑이도 아니다. 심지어 학도 아니다. 바위다.
그런데 이 바위. 보통 바위가 아니다.
가운데 떡하니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조선 시대 조직의 큰 형님 같다.
왼쪽 나무. "형님, 편안하십니까?"
오른쪽 나무. n"오늘도 위엄이 넘치십니다."
바위. "쉿." "나는 천 년째 여기 있었다."
순간 새들이 날아가다가도 인사하고 지나간다.
"짹짹! 형님 안녕하십니까!"
다람쥐도 도토리를 내려놓고 꾸벅 인사한다.
"오늘도 건강하시죠?"
바위. "그래."
"난 비 맞고 잘 지낸다."
그림을 본 김홍도가 깜짝 놀랐다.
"허허."
"나는 씨름하는 사람을 그렸는데."
"자네는 돌을 스타로 만들었구먼."
엄치욱이 말했다.
"선배님." "사람은 늙지만 바위는 늙지 않습니다."
김홍도. "..." "생각보다 철학적이군."
그런데 진짜 문제는 붓이었다.
엄치욱의 붓은 가만히 있지를 못했다.
쓱! 쫘악! 휘리릭!
붓 선들이 서로 엉키고 달리고 난리다.
보다 못한 먹이 소리쳤다.
"천천히 좀 가!"
붓. "못 참아!"
"오늘 느낌 왔어!"
종이도 당황했다.
"아니, 잠깐만!"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먹.
"야, 엄치욱 선생 또 달린다!"
붓.
"브레이크 없어!"
옆에서 구경하던 바위가 한숨을 쉬었다.
"젊은이."
"좀 천천히 그리게."
엄치욱.
"죄송합니다."
"손보다 붓이 더 빨라요."
바위.
"나도 천 년 동안 이렇게 빨리 움직인 적은 없다."
그렇게 탄생한 《묘길상》.
사람들은 그림을 보며 감탄했다.
"이야!"
"바위인데 존재감이 장군감이네."
"저 바위, 혹시 벼슬했나?"
"산의 왕 같다."
그러자 산속의 다른 바위들이 질투하기 시작했다.
"쟤만 왜 그림 모델이야?"
"우리도 얼굴 있는데!"
"우리도 각도 잘 나오는데!"
심지어 냇가 자갈들까지 항의했다.
"돌 차별 반대!"
"자갈도 존중해 주세요!"
세월이 흘러 200년.
사람들은 여전히 《묘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아니..." "이 양반."
"바위 하나로 이렇게 사람들을 웃기고 감탄하게 만들었네."
어쩌면 엄치 욱은 조선 최고의 속도광 화가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묘길상 바위는 오늘도 묵묵히 말하고 있다.
"젊은이들아."
"나는 천 년째 움직이지 않았는데."
"너희는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느냐?"
그러자 엄치욱의 붓이 대답한다.
"형님!"
"예술은 속도입니다!"
바위.
"..."

"아니야."
"비 오는 날은 쉬어."
그리고 뒤에서 종이가 또 울부짖었다.
"제발 천천히 좀 그려주세요!"
그날 이후 조선 화단에서는 이런 말이 전해졌다고 한다.
"호랑이를 잘 그리는 화가는 많아도, 바위를 주인공으로 만든 화가는 엄치욱뿐이었다."
그리고 산속 바위들은 오늘도 몰래 《묘길상》을 보며 부러워하고 있다.
"부럽다..."
"나도 한 번만 주인공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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