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Horse)이 많으면 일이 안 돼요!" 조선의 하이퍼리얼리즘 카센터, <말징박기> 투어
"조선 시대 카센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말(Horse)이 많으면 일이 안 돼요!" 조선의 하이퍼리얼리즘 카센터, <말징박기> 투어
여러분, 혹시 차 타고 가다가 타이어 펑크 나보신 분? (관객 반응 유도) 보험사 부르면 레커 차 와서 금방 고쳐주죠? 그렇다면 자동차가 없던 300년 전 조선 시대에는 어땠을까요? 뚜벅이 인생이 싫었던 조선의 '덤프트럭', 바로 말(馬)입니다. 오늘 보실 그림은 조선 시대의 최고급 카센터, 조영석 작가의 <말징박기>입니다.

제목이 '말징박기'라고 하니까 무슨 벌칙 이름 같지만, 쉽게 말해 ‘말 신발 갈아 신기 대작전’입니다.
일단 그림 가운데를 보세요. 오늘의 '고객님'이신 갈색 말 한 마리가 누워있는데, 표정이 완전 '나라 잃은 표정'입니다. 입을 쩍 벌리고 "이게 무슨 소리요, 의사 선생! 내가 묶이다니!" 하고 절규하고 있어요. 말 입장에서는 청천벽력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가마니 위에 엎어치기 당하고, 네 다리는 나무에 꽁꽁 묶였으니까요.
그리고 그 주변에 배치된 ‘조선 카센터 엔지니어’ 세 분을 주목해 주세요. 이분들 연봉 협상 다시 해야 합니다. 목숨 걸고 일하고 있거든요. 한 명은 말머리를 누르고 있고, 다른 한 명은 다리를 잡고 있고, 메인 기사님은 망치를 들고 앞발에 징을 박고 있습니다.
여기서 킬링 포인트는 메인 기사님의 표정입니다. 입술을 꽉 깨물고 있어요. 여러분도 집중할 때 입툭튀 되거나 입술 깨무는 버릇 있죠? 조영석 작가는 이 '킹받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캔버스(종이)에 박제해 버렸습니다. "야, 사진 찍지 말고 와서 다리나 좀 더 꽉 잡아봐!"라고 소리치는 기사님의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조영석 작가가 왜 이렇게 그렸을까요? 이 양반, 뼈속까지 '팩트 폭격기'였습니다. 그림 우측에 대놓고 써놨어요. "남의 것 베끼는 짓은 부끄러운 짓이다. 예술가라면 살아있는 리얼을 그려야지!" 요즘으로 치면 페이스북에 "인생은 셀카가 아니라 다큐다"라고 저격 글 올리는 까칠한 예술가였던 거죠.

그래서 말의 근육과 인부들의 옷감에 명암을 넣어서 아주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말이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목에 핏대 선 것 좀 보세요. 완전 인스타 라이브 방송 켜놓은 것처럼 생생합니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고 했던가요? 이 완벽한 그림에도 치명적인 '에러'가 하나 있습니다. 화면 왼쪽에 말을 묶어둔 나무를 보세요. 어라? 나뭇결은 엄청 열심히 그렸는데... 뭔가 로봇이 그린 것처럼 딱딱하고 어색하지 않나요? 인물과 말은 거의 '포토샵 레벨'인데, 나무는 '싸이월드 도토리' 수준입니다. 조영석 작가님이 생물(사람, 동물) 크로키는 장인인데, 식물 인테리어에는 똥손이셨던 모양입니다. 아니면 말이 하도 소리를 질러서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로 대충 마무리하셨을 수도 있고요.
이 그림은 민화나 고상한 산수화처럼 '복 받으세요~' 하는 뻔한 그림이 아닙니다. 진짜 땀 흘려 일하는 서민들의 애환과 생명력을 유머러스하게 포착한 조선 시대의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입니다.

어떻습니까? 옛날 그림이라고 해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지금 우리 살아가는 모습이랑 똑같지 않나요? 인생이 힘들고 묶여있는 것처럼 답답할 때, 이 그림 속 말의 표정을 보세요. "나보단 쟤가 더 힘들겠구나..." 하고 절로 위로가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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