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술잔 내려온다, 랩 준비해라!" 왕희지 크루의 역대급 불금 파티 현장 스포일러
조선 보부상이 들려주는 "명나라 대감들의 눈치 싸움 술게임 현장"
"야! 술잔 내려온다, 랩 준비해라!" 왕희지 크루의 역대급 불금 파티 현장 스포일러

이번엔 미술계를 뒤흔든 희대의 ‘짝퉁(?)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명나라의 전설적인 바람둥이자 천재 화가였던 당인(당백호)의 이름이 적혀있지만, 알고 보면 미스터리 가득한 반전의 대작 <난정에서의 모임(난정회서도)>입니다.

에헤이, 동네 사람들! 웅성웅성 모여들 보소! 오늘 내가 가져온 그림은 아주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명나라 시대의 스캔들 덩어리, <난정에서의 모임> 되시겠소! 가로 길이가 자그마치 사백육십육 센티미터요. 돗자리 대신 깔아도 될 정도로 기다란 종이에 명나라 대감들의 ‘불금 파티’를 생생하게 박제해 놓은 그림이지오.


이 그림 밑바닥을 보면 말이오, 명나라 최고의 바람둥이자 그림 천재였던 당인(唐寅)의 도장이 딱 찍혀있소. 그래서 다들 "오메, 당인 선생의 친필 명작이네!" 하고 모셔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새빨간 거짓말이었소!
이 그림을 완성했다고 적힌 날짜를 보니, 당인 선생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단 말이오! 저기 어떤 솜씨 좋은 무명 화가가 그림을 기가 막히게 그려놓고는, 제값 받으려고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당인의 이름을 슬쩍 도용한 것이오. 요즘으로 치면 동대문에서 가방 잘 만들어놓고 구찌 로고 슬쩍 박아놓은 거랑 똑같은 짓이지오!
근데 가짜 사인을 떠나서 그림 자체는 진짜 눈이 뒤집어지게 잘 그렸소. 그림 속 내용을 보시오. 옛날 서예의 대왕이라 불리던 왕희지 양반이 동네 힙스터 명사 41명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소.


그리고는 냇가에 앉아 뭘 하느냐? 물 위에 술잔을 동동 띄워 보냅니다. 술잔이 내 앞에 도달하기 전까지 시를 멋드러지게 한 수 읊어야 하오. 요즘 홍대 클럽에서 래퍼들이 "싸이퍼(Cypher)" 하듯이 릴레이로 랩을 뱉는 거요! 만약 시를 못 지으면? "어허, 자네 탈락! 벌주 석 잔 원샷!" 하면서 강제로 술을 먹였소. 아주 잔인하고도 유쾌한 선비들의 술게임이었던 거지오.
그때 왕희지 양반이 술이 얼딸딸하게 취한 상태에서 "크으, 오늘 정모 지렸다!" 하면서 붓을 잡고 슥슥 서문을 썼는데, 그게 바로 전설의 명필 <난정서>외다.
그림을 가만히 보면 대감들이 술잔이 올까 봐 눈치를 살피며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 술 취해서 정자에 누워있는 모습이 아주 해학적으로 그려져 있소.


조선의 백성들이 이 4미터 넘는 대작을 보았을 때 얼마나 부러웠겠소? "아이고, 명나라 양반들은 저렇게 럭셔리하게 노네? 우린 계곡 물가에서 닭백숙이나 뜯으면서 흉내라도 내보자!" 하면서 조선식 민화로 요 파티 장면을 귀엽게 패러디하기 시작했소. 원조 힙스터들의 술게임 정모 현장이 궁금하다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달려가 보시오. 가짜 사인 찾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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