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동강 수량 1cm 올린 평안감사의 ‘세금 살살 녹는’ 취임식 썰.~제3편 향연
인간적으로 조선 시대 공무원 끝판왕이 누구냐고 물으면 백이면 백 '평안감사'라고 합니다. 오늘 털어볼 그림은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전 김홍도 필 평안감사향연도인 데요. 아주 쉽게 요약하자면, 새로 부임한 도지사님이 "나 오늘 평양 시장이랑 경찰청장 권한까지 다 가졌음! 다들 나한테 기어라!"라며 대동강을 통째로 빌려 벌인 '초호화 선상 떼창 파티' 되시겠습니다. 자, 가로 2미터짜리 종이 위에 박제된 이 미친 플렉스의 현장, 매의 눈으로 까보겠습니다.

“내가 평양의 왕이다!” 평안감사의 선 넘은 대동강 세금 탕진잼
이 화려한 그림의 진짜 주제는 권력의 정점에 선 평안감사의 '대놓고 하는 세금 자랑과 권력 과시'입니다. 그림 한가운데를 보면, 아주 으리으리한 관선(요즘으로 치면 30억짜리 프라이빗 요트)에 평안감사가 거만하게 턱을 괴고 앉아있습니다. 지가 무슨 대동강 포세이돈도 아니고 말이죠.
그 주변을 호위하는 배들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라이브 밴드가 탑승해서 배 위에서 대취타 디제잉을 하고 있고, 옆 배에서는 평양에서 춤 좀 춘다는 관기(기생)들이 탬버린 흔들 기세로 대기 중입니다. 심지어 강 한가운데서 실시간으로 튀김 튀기고 술 데우는 딜리버리 푸드 전용 배까지 띄웠습니다. 요즘 강남 클럽에서 1억짜리 만수르 세트 시키는 건 이 양반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입니다. "평안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는 속담의 실체는, 사실 "이렇게 세금 펑펑 쓰며 왕처럼 살 수 있는 꿀보직을 누가 마다하냐"는 뜻이었던 겁니다.

밤샘 야근에 갈려 나간 9급 공무원들과 강제 동원된 평양 시민들의 눈물
주인공이 세금을 녹일 때, 그 밑에서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바로 이 그림의 진짜 주인공이자 부주제입니다. 김홍도(로 추정되는 화가)가 진짜 천재인 게, 이 노비들과 말단 아전들의 ‘현타 온 표정’을 깨알같이 숨겨놨습니다.
밤인데도 대동강 주변이 대낮처럼 밝은 이유? 강가에 백성들을 쫙 세워놓고 횃불을 강제로 들게 했기 때문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지사님 취임식 한다고 전 공무원 비상소집해서 새벽까지 야광봉 들고 서 있게 한 겁니다. 팔에 알 배겨서 속으로 욕을 얼마나 했을까요? 성벽이랑 지붕 위에도 사람들이 가득한데, 과연 자발적으로 구경 온 걸까요? "야, 내일 지사님 지나갈 때 환호성 안 지르면 곤장 10대다"라는 공문이 내려왔을 게 뻔합니다. 메인 요트 주변으로 똥줄 타게 노를 저으며 어떻게든 지사님 눈에 띄어 비벼보려는 중간 간부들의 눈물겨운 딸랑딸랑 젓기 직관도 이 그림의 꿀잼 포인트입니다.


200년 전의 화려한 기록화, 결국 '그들만의 리그'를 박제한 통쾌한 증거물
결론적으로 이 평안감사향연도는 평안감사 본인은 "나 이렇게 대단했다!" 하고 자랑하려고 그리게 했겠지만, 현대 우리 시선으로 보면 '조선 시대 상류층의 방탕한 세금 플렉스 청문회 증거 자료'나 다름없습니다.
가로 196.9cm, 세로 71.2cm의 거대한 스크린에 담긴 평양의 밤은 화려하지만, 그 화려함의 유통기한은 딱 저 날 밤까지였습니다. 감사는 임기 끝나면 한양으로 가버리지만, 저 횃불 들고 밤새 손 떨던 백성들은 다시 밭 갈러 가야 했으니까요. 박물관에서 이 그림을 보실 때, "와 화려하다" 하지 마시고 "저 인간 저거 우리 조상들 고혈을 짜내서 놀았네!" 하고 통쾌하게 손가락질 한번 해주는 것, 그게 바로 21세기 민주 시민이 조선 시대 초호화 파티를 즐기는 가장 올바른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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