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반들은 ‘태평성대’를 보고, 우리는 ‘황금 가마니’를 본다!비단 위에 청조와 녹조의 화려한 안료를 개어 올리며, 마침내 여덟 폭의 대작 〈경직도〉를 완성했다. 가로 49.4cm, 세로 135.5cm의 길쭉한 비단 위에는 사시사철 땀 흘려 일하는 백성들의 모습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이 그림을 본 양반 나으리들은 또 고상하게 헛기침을 하며 시를 읊으시겠지.붓 끝에 올린 청록빛 산수, 그리고 누에 방에서 터진 변강쇠의 노다지 비명“허허, 저 멀리 아스라이 멀어지는 원근법과 벼 가마니의 입체적인 음영법이 기가 막히구나! 아녀자들이 모여 누에를 치고 고치를 달래는 모습이 참으로 정조(貞操) 있고 평화로워 보이는도다. 이야말로 나라의 근본이 바로 선 태평성대로세!”…나으리, 겉만 번지르르한 입체감이니 서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