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중국 명나라의 괴짜 선비 화가 왕문(王問)의 <도원동천도(복사꽃 마을)>입니다. 앞선 조선의 안중식 작품과 같은 ‘무릉도원’ 테마이지만, 명나라 대륙의 대범함과 왕문 작가 특유의 독자적인 노선(마이웨이 감성)을 녹여냈습니다.

왕문 작가의 마이웨이 토크 – "주류 화단? 어쩔티비! 내 갈 길 간다!"
당대 유행하던 메이저 유파(오파)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아싸 감성’을 고수했던 왕문 작가가 직접 등판해, 중국 대륙 스케일의 ‘길치 어부 잔혹사’를 들려주는 유쾌한 스토리.
명나라 힙스터의 저격 글: "유행 따라 그리면 킹받지! 나 혼자 산다, 복사꽃 멀티버스 편"

안녕하시오! 16세기 명나라 장쑤성 우시 출신의 화가이자, 남들이 다 예스(Yes)라고 할 때 혼자 노(No)를 외치던 진정한 힙스터, 왕문(王問)입니다. 이름이 ‘왕문’이라 질문이 많을 것 같다고요? 맞습니다. 저는 세상에 질문이 참 많았습니다. "왜 화가들은 맨날 유행하는 ‘오파(吳派)’ 스타일만 따라 그리는 거지? 지루하게스리!"
그래서 저는 당대 메이저 유파를 대놓고 거부하고 나만의 길을 개척했습니다. 평론가들이 저보고 "남송 화풍에 가까우면서도 유행에는 통 안 물든다"고 하더군요. 요즘 말로 하면 ‘유행 타는 홍대 패션 거부하고 동묘 구제 시장에서 원앤온리 템 찾아내는 아싸 장인’쯤 되겠습니다.
그런 제가 고른 치트키 아이템이 바로 그 유명한 도연명의 『도화원기』, 즉 <도원동천도>입니다. 한국에서는 ‘복사꽃 마을’이라고 친절하게 번역해 주셨더군요. 소장품 번호는 동원2574, 국립중앙박물관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세로 길이가 무려 239.6cm로 대륙의 기상이 느껴지는 롱(Long) 사이즈입니다.

자, 이 대형 캔버스 안에서 펼쳐지는 스토리를 21세기식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동진 시대의 한 어부가 낚시하러 갔다가 GPS 수신 불량으로 영문 모를 핑크빛 ‘싱크홀’에 빠져 유토피아 라이프를 즐기다 온 썰."
그림을 한 번 찬찬히 뜯어보시죠. 사방이 깎아지른 듯한 험난한 바위산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복사꽃 마을이라기보던 ‘지옥의 난코스 등산로’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저 무시무시한 바위 절벽 사이에 아주 앙증맞은 동굴 입구가 하나 있습니다. 거기가 바로 ‘차원 이동 포탈’입니다.

그 좁은 동굴을 비집고 들어가면 뭐가 나오느냐? 전쟁도 없고, 세금 독촉도 없고, 야근도 없는 꿀 빠는 별천지가 나옵니다. 300년쯤 뒤에 조선의 안중식이라는 후배가 제 테마를 베껴(?) 그렸던데, 그 친구는 민트초코에 핫핑크를 섞어서 아주 블링블링하게 그렸더라고요. 반면에 저는 좀 더 정통 대륙의 묵직함을 담았습니다. 바위 표면을 보세요. 칼로 두부 자르듯 삭삭 그어 내린 거친 터치감! 이게 바로 저만의 시그니처 붓질입니다.
여기서 맹점은, 이 어부 아저씨가 참 눈치가 없다는 겁니다. 그 좋은 유토피아에 도착했으면 "여기가 내 묏자리다!" 하고 말뚝을 박았어야지, 굳이 고향에 두고 온 마누라랑 김치찌개가 생각났는지 슬금슬금 기어 나옵니다. 그러고는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동네 어귀에 표시를 해두는 치밀함(?)을 보이죠.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폭망했습니다. 다시 가려니까 흔적도 안 보이고 영원히 길을 잃어버렸거든요.
이 그림이 주는 교훈이 뭔지 아십니까? "인생에 꿀 같은 타이밍이 오면, 눈치 보지 말고 즉시 눕방(누워서 방송)을 시전해라. 미련 두면 국물도 없다!"
요즘 현대인들, 맨날 똑같은 일상에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유행 따라 사느라 피곤하시죠? 16세기의 힙스터인 저 왕문이 그린 이 거대한 산수화를 보면서, 잠시 스마트폰 데이터(Data) 끄고 그림 속 좁은 구멍으로 탈출하는 상상을 해보세요. 주류가 아니면 어떻습니까? 나 혼자 즐거우면 거기가 바로 무릉도원인 것을! 다음번에 박물관에서 제 그림 보시면, "오, 마이웨이 왕문 아저씨 왔네!" 하고 윙크 한 번 날려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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